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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유머] 오디세이) 스포) 관람 후기 및 개인적인 생각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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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스포) 관람 후기 및 개인적인 생각


오디세이) 스포) 관람 후기 및 개인적인 생각_1.webp



일단 영화는 재밌었다.


보편적인 액션 영화나 전쟁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면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가 모험이나 전쟁 자체보다는 한 인물이 저지른 죄에 대한 참회와 구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짊어진 채 이어가는 순례에 가까운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스포일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신화적 환상을 의도적으로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영화에는 분명 신과 괴물, 마녀, 저승을 비롯한 여러 신화적 요소가 등장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오디세우스가 영화 내내 괴로워하는 자신의 죄와는 크게 연결되지 않는다.


신화적 요소는 이 영화가 "오디세이아"라는 신화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에 가깝다. 신화적 세계를 얼마나 화려하게 재현하느냐는 영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오디세우스가 저지른 죄, 즉 ‘배신’이다.


다만 영화가 묘사하는 배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배신과는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


영화에서는 여러 인물의 입을 통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제우스의 법’이다.


대접받고 싶다면 먼저 상대를 대접해야 하며, 상대가 누구든 친절과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적 규칙이다. 낯선 이를 함부로 내치지 않고 손님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며, 손님 역시 주인의 호의를 존중해야 한다. 신의 이름을 빌린 상호 신뢰의 약속과도 같다.


그런데 영화 속 거의 모든 인물은 이 제우스의 법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한다.


주인이 떠난 오디세우스의 성, 승리를 맞이한 트로이, 외눈박이의 동굴,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항해하며 거쳐 가는 수많은 장소에서 사람들은 신의 이름 아래 제우스의 법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끝에는 번번이 신뢰와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가 기다리고 있다.


오디세우스 역시 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목마라는 계략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 계략은 승리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트로이를 학살에 가까운 참극으로 몰아넣는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만들어낸 승리의 결과를 직접 목격한 뒤부터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그의 긴 귀향은 단순히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이라기보다,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계속해서 마주하고 그 죄를 짊어진 채 걸어가는 순례처럼 느껴졌다.


특히 영화 극후반부의 오디세우스에게서는 예수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는 마치 선지자처럼 하얀 천을 뒤집어쓴 채 자신의 성으로 돌아온다. 죽은 줄 알았던 오디세우스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거의 신의 귀환처럼 놀랍고 두렵게 연출된다.


하지만 곧이어 벌어지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싸움이다.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과 맞서 처절하게 싸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그의 의상이 변화하는 방식이다. 전투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그는 하얀 천에 몸을 감싸고 있지만, 여러 사람에게 공격당하고 싸움이 격렬해질수록 그 천은 조금씩 벗겨진다. 결국 그 안에서 드러나는 것은 과거 전쟁터에 있었던 오디세우스를 연상시키는 어두운 가죽 갑옷이다.


신이나 선지자처럼 등장했던 사람이 전투를 거치면서 다시 전쟁터의 인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죽은 자가 돌아온 듯한 그의 등장은 초월적으로 보이지만, 피를 흘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그의 모습에는 신적인 면모가 없다. 그 순간의 오디세우스는 상처 입고 분노하고 필사적으로 싸우는 한 인간일 뿐이다.


그리고 모든 전투가 끝난 뒤, 그는 아내인 여왕에게 다가가 그녀의 품에 몸을 눕힌다.


그 장면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피에타였다.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자신 역시 피투성이가 된 오디세우스가 아내의 품에 축 늘어져 있고, 그의 옆구리에는 마치 창에 찔린 듯 무기가 박혀 있다. 그 구도와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십자가에서 내려온 예수와 그를 품에 안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오디세우스의 귀환은 승리자의 개선처럼 보이지 않았다.


트로이에서 시작된 자신의 죄를 짊어진 채 오랜 세월을 떠돌고, 수많은 유혹과 폭력과 배신을 통과한 끝에 결국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품으로 돌아와 쓰러지는 과정에 가까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에서 오디세우스의 여행은 고향을 찾아가는 모험인 동시에, 자신이 저지른 죄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죄를 끝까지 짊어진 채 인간으로 돌아오기 위한 긴 참회의 순례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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