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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8/18 17:31 | 추천 9 | 조회 31

[유머] 영화 오디세이 캐스팅과 관련한 그리스 사람들의 복잡한 반응. +31 [4]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6359169

영화 오디세이 캐스팅과 관련한 그리스 사람들의 복잡한 반응.


영화 오디세이 캐스팅과 관련한 그리스 사람들의 복잡한 반응._1.webp


오디세이 캐스팅 관련해서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임.


보다시피 짤처럼 한국계 미국인 배우인 윌 윤 리도 캐스팅된 마당에

'북유럽계 백인, 흑인, 흑백 혼혈, 하다못해 동북아시아인까지 나오는데

왜 그리스인이나 그리스계 배우는 안 나오는가?'

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을 수밖에 없음.


비유를 한다면 미국에서 주몽 신화를 영화로 만들었는데

동남아시아인, 서아시아인, 하다못해 북유럽 백인까지 캐스팅했는데

정작 한국인 배우는 안 나오는 상황임.


거기다 배우 캐스팅은 그리스를 외면했을지 몰라도

촬영지는 놀란 감독의 깐깐한 스타일대로

그리스 현지 여러 곳을 캐스팅했고,


결정적으로 그리스 정부 차원에서

이 영화에 600만 유로 정도를 투자했기 떄문에

더 불타올랐던 감이 있음.




한데 흥미롭게도 이런 반응이 모든 그리스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건 아니었음.


이런 식의 불만을 토로하는 건 주로 그리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계 사람들이었고

그리스 본국에선 일부 보수 우익 세력들 제외하고는

해외 그리스인들 만큼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음.


본국의 그리스인들은 대부분 오히려 그리스 문화를 홍보하고

관광객들을 더 불러올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니냐는 반응.




이런 반응의 차이가 발생한 원인은

본국에 살고 있는 그리스인들과

해외, 정확하게는 영미권에 살고 있는 그리스계 이주민들 사이의

근본적인 인식 차이에서 왔음.


언제나 주류, 즉 메이저로 살아왔던 본국의 사람들은

미국 영화 한 편이 크게 흥행했다고 해서

그 정도로 자기네 문화가 잘못 알려지거나

그로 인해 자기들이 뭔가 불이익을 받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함.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그리스 안에서 살아가는

그리스인들 입장에서는 그게 큰 위험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편임.


그리스에 대한 심각한 오해가 외국인들 사이에 생겨났다고 해서

지금 당장 내 삶에 뭔가 변화가 생기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




반면에 비주류, 언제나 마이너로 살아왔던 영미권의 그리스인들은

긴 세월 동안 온갖 차별과 비하를 견뎌내며 그리스인의 정체성을 지켜왔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무기가 됐던 게 바로 고대 그리스 문화였음.


즉 서양 문명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 신화를 비롯해서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민족의 후손이라는 역사적 사실로

자기들한테 쏟아지는 차별과 비하에 맞서 싸웠던 거.


그러니 그 무기에 뭔가 흠집을 낼 수 있는, 혹은 그렇게 추측되는 시도에

영미권의 그리스인들은 훨씬 더 민감하고 날선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음.


그에 더해 가뜩이나 지금껏 쌓여온 편견도 고치기 버거운데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대흥행한 영화가

편견을 더해 버리면 그건 더 고치기가 힘들다는 점도 있고.




이런 현상은 다른 국가의 문화 관련해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인데,

어떤 사람이 다른 나라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 즉 소위 스테레오 타입을 묘사할 때

본국의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기지만

정작 해외에 있는 그 나라 출신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음.


이 역시 자신들이 살고있는 사회에서 가진 위치가

메이저인가 마이너인가의 차이에서 오는 현상으로,


본국인들은 자신들의 문화로 차별과 비하를 받은 경험이 드물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은 수준의 왜곡엔 둔감하게 반응하지만


해외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약한 수준의 왜곡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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