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란 프로젝트의 비참한 말로
부란 프로젝트의 시작은 미국이 스페이스 셔틀 오비터를 개발하던 1972년부터 검토됨
소련 기술진들은 이미 값싼 발사체인 소유즈나 대형 고중량 화물용 발사체인 프로톤 등이 있기에
셔틀의 실용성과 비용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이었음
하지만 미국이 가졌다면 우리도 가져야 한다는 정치적인 반응이 이 모든 것을 묵살했고
1980년부터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함
그러던 1981년 4월 12일 스페이스 셔틀 STS-1 컬럼비아 호의 실전 투입이 보도되면서 기류가 급격히 변화
정치권에서 무능한 기술자들은 우린 저런거 못 만드나?고 마구 채찍질을 가하자
기술진들은 소련이 가진 기반 기술과 함께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미국의 그것을 벤치마킹(?)하여
스페이스 셔틀 부란 오비터를 완성하게 됨
결국 이쪽도 정치적인 알력다툼의 성과 였던 것
부란 오비터 시제 1호기 OK-1.01
일반적으로 '소련의 부란 우주왕복선'을 부른다면 지칭하는 기체
부란 프로젝트의 유일하게 완성형 모델이자 최초이자 최후의 실전 투입 기체였음
개발 시기가 10년 쯤 차이나는 만큼 외형은 벤치마킹과 수렴진화로 그게 그것 같아 보이지만
자체적인 대기권 동력 비행 기능과 제동장치, 실내 여압설비 등을 갖추고
오토파일럿에 의한 무인 제어 기능도 내장되어 있는 등
불안정한 시스템을 우주인의 컨트롤로 떼워야 했던 미국의 오비터보다 설계나 기술적으로 좀 더 진보된 기체였음
1988년 11월 14일 세계 협정시 오전 3시 정각을 조금 넘긴 시각
부란 1호기는 에네르기야 발사체에 실려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이륙
총 206분의 비행 시간 동안 부란은 오토파일럿에 의한 무인 조종으로 제어되어
지구 저궤도를 순회하다 복귀함
"보아라 미제괴뢰 놈들! 우리 소비에트 연방의 기술력을!!"
이 고무적인 성과에 소련의 자존심은 대기권을 천원돌파 했고
부란의 성과에 만족한 소련은 차근차근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으나...!
1991년 12월 26일 소련 붕괴와 함께 부란의 영광의 순간은 불꽃처럼 사그라 들고 말았다...
소련 붕괴와 함께 부란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자재들은 바이코누르가 위치한 카자흐스탄에 넘겨졌지만
초강대국들 조차 유지비에 휘청거릴 지경인 돈 먹는 하마를 위성국이 다룰 수 있을리 없었으니
부란 프로젝트는 1991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공중분해됨
부란 시제 1호기는 두번 다시 날아오르는 일 없이 격납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2002년 격납고 붕괴 사고로 인해 같이 있던 에네르기야의 더미와 함께 박살나며 완파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소련이 일부러 자폭시켰다는 음모론이 퍼져 있었지만
부란 프로젝트는 소련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인 성과 였기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부란 오비터는 소련 붕괴 이후로도 줄곧 관리되고 있는 상태 였고
격납고 보수 공사 도중 피로 파괴와 관리 부실로 인한 사고라고 밝힘
부란 시제 2호기 OK-1.02를 비롯한 제작 도중의 기체들은 1991년 이후 사실상 방치되어 고철이 되어버림
이외에도 부란의 목업이나 레플리카는 몇대 있지만 겉만 그럴듯한 장식품
부란의 발사체인 에네르기야(=에너지)는 중량 2400톤, 페이로드 100톤 규모의 초대형 발사체로
카탈로그 스펙은 미국의 그 새턴 파이브(3300톤 / 118톤)에 필적하는 괴물
부란 프로젝트 이전 전투위성 폴류스의 발사체로도 사용되었지만 전부 폴류스의 문제로 실패했기에
에네르기야의 유의미한 비행 기록은 부란 1호기가 유일한 성과 였음
이쪽도 이후로 이런저런 개조 개량을 거쳐 활용할 계획을 꿈꾸고 있었으나
소련 붕괴와 함께 다시 우주로 날아오르는 일은 오지 않았다....
보잉 747을 개조해 만든 나사의 특수 수송기 셔틀 캐리어처럼 부란 오비터의 대기권 내 수송을 위해
안토노프 사를 통해 초대형 화물기 An-225 므리야가 부란 오비터 전용기로 개발됨
에네르기야 로켓처럼 이쪽도 규격 외의 수송 능력을 가진 괴물로
소련 붕괴 이후로 우크라이나에 넘겨졌지만 카자흐스탄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돈만 먹는 애물단지였음
하지만 그 압도적인 스펙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특대 초고중량 화물 운송업이라는 새로운 일자리에 취직하긴 했으나
우러전쟁의 여파로 파괴되며 부란 프로젝트의 유산은 모조리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최후를 맞이했다...
여러모로 미국의 셔틀보다 진보했지만(다만 실전을 안 뛰었으니 검증은 안 됨. 미국 셔틀이 매 발사때마다 얼마나 많은 문제가 터졌으며, 얼마나 많은 개수를 거쳤는지, 운용메뉴얼이 매번 바뀌었는지 생각하면...), 빛을 못 봄.
므리야 저거 파괴 소식에 전 세계의 항공덕후들이 안타까와 했던거 기억나네.
저게 세계에서 제일 큰 비행기였다고.
므리야가 풍력발전기 본체라든가 열차 차량 3대라든가
말도 안되는 사이즈의 화물을 하루만에 지구 반대편으로 쏴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이었는데
우러전이 종식돼도 재제작될 가능성은 오리무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