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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2.. | 25/09/14 23:09 | 추천 8 | 조회 8

[유머] 영화) (스포) [아바타2] 지키기 위한 폭력, 복수하기 위한 폭력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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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포) [아바타2] 지키기 위한 폭력, 복수하기 위한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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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임스 카메론이 알리타고 마하바라타고 터미네이터고 그외 다른 수많은 기회들을 제끼고 아바타 시리즈에 20년을 몰빵해버린게


환경보호, 자연에 대한 동경과 인간성 회복 등을 말하고자 하는것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근래 인터뷰들을 보니, 감독이 궁극적으로 5부작으로 말하고자 하는건 뭔가 좀 다른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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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인류와 나비족(그외 동물들)이라는 두 세력의 갈등과 대립이며


이 구도는 어디가서 이건 뭐 표절이다 까면 되려 비웃음살, 정말 수많은 작품에서 흔해빠지디 흔하게 쳐나온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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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영화였을뿐이었던, 후속작이 나올 생각도 당시에는 없었던 아바타 1편의 결말은 다른 영화들처럼 단순했다.


침략자들이 개짓거리를 했고, 피해자들이 들고일어났고, 전쟁이 났고, 침략자들은 응징당했다. 해피엔딩!


그냥 수없이 있어왔고 수없이 보장된 국밥맛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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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운 4부작의 시동을 거는 [아바타-물의 길]에서부터


이 시리즈는 "김치찌개"같은 스토리 맛을 바라던 사람들에게 ?를 띄우는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다.


어째서 시원시원하게 그냥 전쟁영웅으로서 행보를 이어가지 않고 도망을 쳤느냐는 제이크의 이야기도 있지만.


이 글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해야할 요소는 두 캐릭터에 따로 있다.











파야칸은 외톨이 고래다.


가족과 친구를 잃은 복수심에 사병대를 결성해 RDA에게 들이박았다가 실패하고


"그 어떤 방식으로 정당화하려고 하더라도 결국 살상은 살상만을 부르기에" 모든 살상을 금지한 종족의 규율을 어겼기에 추방자가 되었다.


사실 종족 기준으로도 어린편이기에 슬픔과 외로움에 몸서리치던 파야칸은 


삼형제 바위에서 친구를 구할수 있기를 바라며 로아크를 구해주었고.


둘도 없는 친구이자 형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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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반부에서 파야칸은 자신의 친구, 자신을 도와준 이들이 모조리 생포당한것을 발견하고


정말 절절하게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는데


다시 싸우지 않으면 친구들이 죽는다, 하지만 다시 싸우면 더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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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렬한 갈등 속에 파야칸은 마침내 참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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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는 그런 파야칸의 모습과 그 덕에 타개되는 난국을 어마어마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게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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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리는 이번 영화에서 가장 비통한 신세가 된 캐릭터였다.


13년전 그녀는 인류의 폭격에 고향을 잃었고, 부친을 잃었고, 수많은 형제자매 친구들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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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3년의 시간을 건너뛴 지금


인류는 기어코 배아파 낳은 자신의 사랑스런 맏이마저 빼앗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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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함이 그녀를 잠식했지만,


남편의 도움을 청하는, 아이들을 구하러 가자는 간곡한 호소에 그녀는 일어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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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눈에 보이는 인간들을 죄다 찢어죽이는 살육귀가 되어버리며 영화의 연출도 관객들이 그녀의 흑화를 두려워하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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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어보면 이 영화는 정말 이상하리만치 폭력의 행사에 대해 경계하는 태도를 많이 보였다.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들 결국 폭력의 행사는 꼬리를 문다며 당장 본인들이 맞아뒤질 판인데도 멍청하게 도망만 치던 툴쿤들의 교리를 옹호했고

(이건 파야칸의 일탈을 영웅화함으로서 어느정도는 희석했지만)


우리의 나와바리에서 우리의 가족을 공격했으니 당장 응징하자며 집결하는 멧케이나족을

"살아남는게 중요하잖아요, 가족을 구해야죠, 아닌가요?" 라고 호소하며 전쟁을 막은 제이크의 모습에서 그랬다.





여기서 재밌는점은 응징을 위해서 전쟁을 벌이지 말자며 부족원들을 억누른 제이크가


영화 러닝타임상으로 5분도 안되는 시간만에 아이들이 인간들에게 위협을 당한다며 당장 출정하자고 말하는것이다.



이게 뭔 우디르 태세전환이냐 할수도 있겠지만,


응징을 위한 싸움이냐, 지키기를 위한 싸움이냐라는 명분 측면에서 달라지는 의미는 분명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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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후 전쟁터에 들어가면 그곳은 사느냐 죽느냐 죽이느냐 죽느냐의 장이 되기때문에


모든것이 칼로 잰것처럼 담론과 메시지를 위해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게 되지만.


감독이 파야칸을 영웅시했고 네이티리는 괴물로 그린것을 통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시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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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감독이 말하길 아바타3의 시작 나레이션은 이렇다고 했다.


"증오의 불길은 슬픔의 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인류의 침략을 막고 판도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벌여왔던 제이크가


가장 믿음직한 동지였던 네이티리에게 "이런식으로는 안된다" 라는 일갈을 가하는것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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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와 원한, 복수의 문제는 절대로 쉽게 대답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것을 당장 끊어내지 않으면 툴쿤족의 역사처럼 밑도끝도없는 폭력의 역사만이 반복된다.


하지만 그 사슬에 얽힌 누군가에게는 해소되지도 않은 원한, 실현되지도 않은 정의가 있는데도 내려놓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나의 증오는 정당하다, 나의 울분은 정당하다. 우리가 당한걸 봐라라고 말할수 있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복수의 연쇄를 끊는 방법? 우리는 복수를 이루고 저놈들은 못하게 찍어누르자. 쟤들은 정당성이 없으니까 라고 말하면 쉬울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구축된 질서는 역사에서도 종종 있었듯이 도로 곪아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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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작 [불과 재]에서 소개된 대립구도는 실로 개차반 수준의 난장판 각축장이 되었다.


인류는 우리를 유린했으니 증오해 마땅하다고 말하는 나비족들과


또 나비족에게 많은 이들을 잃었으니 똑같이 본인들의 복수가 정당하다고 말하는 인류,


그리고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우리가 남의 것을 빼앗는건 정당하다고 부르짖는 재의 부족.



모두가 자신들이 잃은것과 그것을 회복하기 위한 정당화를 말하며 서로를 향해 무기를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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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의 그레이스 박사, 후속 4부작의 키리를 맡은 배우 시고니 위버는


이번 아바타3의 주제가 "매우 시의성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몇년 전에 탈고된 각본이기도 하고 그게 무슨 [미키17]같은 예언서처럼 작동할지는 미지수지만,


사람이 총에 맞아 죽었는데도 그것을 누군가는 비극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정의구현이라고 말하는 이 양극화의 시대에


증오의 시대가 결국 어디로 향하게 될지에 대해서 영화가 무엇을 말할지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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