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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idaz.. | 25/09/07 19:01 | 추천 12 | 조회 31

[유머] 흑인 클레오파트라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 +31 [5]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2204187

흑인 클레오파트라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


흑인 클레오파트라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_1.png





흑인 민권운동이 한창이던 1960년대 미국에선 Black nationalism, 즉 흑인민족주의라는 이념이 등장함.


흑인을 단순한 인종적 구분이 아니라 하나의 민족 개념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주장.


노예로 끌려와서 물건처럼 사고 팔리느라 민족적, 혈통적 정체성이 완전히 소멸당했고 인종적 정체성만 남은 미국 흑인들 입장에선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이념이었음.


민족의 개념이 단순히 혈연적 측면이 아니라 문화적 측면으로도 구분지을 수 있다는 면에선 이론적으로도 설득력이 있는 논리였고.


일부 지역 한정이긴 해도 소위 One drop rule이라고 해서 조상 중에 단 한 사람의 흑인만 있으면 몇 대가 지났다고 해도 무조건 흑인으로 규정하고 차별하는 법률이 존재하던 당시로선 흑인들의 단결을 위해선 나올 수밖에 없는 이념이었음.


자연히 이런 흑인민족주의에 기반한 여러 사상이나 논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역사 분야에선 Afrocentrism, 흑인중심주의가 대표적인 논리였음.


그 당시엔 2차대전 무렵처럼 과학적으로 인종 간의 우열을 구분하겠다는 과격한 주장은 좀 사그라들었어도 역사적 측면에서 본다면 흑인이 중심이 돼서 이룩한 문명이나 강대국이 없으니 흑인이 열등한 건 팩트 아님? 같은 주장은 여전히 횡행하고 있었음.


흑인중심주의는 이런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서 등장한 주장인데 흑인이 역사에서 흔적이 적은 건 백인이 의도적으로 흑인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라는 썰이었음.


한데 특정한 목적을 위해 탄생한 역사 논리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흑인중심주의도 흑인들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단결을 위한다는 목적을 위해서 역사 왜곡을 시도하기 시작함.


대표적인 게 바로 이집트가 흑인들이 이룩한 문명이자 국가라는 주장으로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르는 건 백인들이 일부러 역사를 왜곡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식이었음.


여기까지 보면 뭔가 익숙한 게 느껴질 텐데 바로 환빠랑 논리 구조와 생겨난 이유가 매우 흡사하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 흑인 버전 환빠라고 봐도 무방함.


이런 식의 역사 왜곡은 70년이 가까워 오는 2023년 현재까지도 미국 흑인들 사이에서 굉장히 견고하고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상황임.


문제의 저 다큐멘터리에서 교과서가 뭐라고 하든 간에 우리 할머니는 클레오파트라가 흑인이라고 믿고 있다는 괴상망측한 논리가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거임.




이 논란이 터지고 인터넷에선 가나, 말리, 송가이, 악숨 같은 진짜 흑인들의 강대국들은 왜 외면하고 애꿎은 이집트만 물고 늘어지냐는 말이 많이 나왔는데 사실 그런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는 역사가 그리 깊지가 않음.


처음 흑인중심주의가 태동할 때엔 관련 연구가 부족해서 전문가들도 잘 모르던 시기였고 미국 교육의 현실을 생각하면 70년 가까이 지났다고 해서 그걸 미국의 일반 대중들까지 알 거라고 보는 건 좀 무리한 주장임.


솔직히 게임인 문명 시리즈가 아니었으면 그 나라들이 이렇게까지 알려졌을까 싶기도 하고.


거기다 까놓고 말해서 백인들도 외계인이 튀어 나오는 QAnon에 빠져 그 난리를 치는데 거기에 비하면 솔까 이 정도 역사 왜곡은 양반인 수준이긴 함.


그에 더해서 앞서 말했듯이 이 흑인중심주의라는 사관은 어디까지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생겨난 논리기 때문에 설령 그 국가들의 존재와 실체를 안다고 해도 대중들이 훨씬 더 잘 아는 이집트에 집중하는 게 당연한 결과기도 하고.




여하튼 결론적으로 이번에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난 이 흑인 클레오파트라 다큐의 근원은 단순히 PC의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70년이 다 돼 가는 미국 흑인 버전 환빠 논리에 있는 거라고 보는 게 정확함.


다만 지금까지는 그저 인터넷 댓글란에서 아웅다웅하는 정도에서 그쳤다면 이번에는 헐리웃 유명 스타인 윌 스미스의 부인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라는 유명인이 나서서 넷플릭스의 돈으로 자기의 환빠식 신념 자랑질을 하면서 문제가 커진 거.




1줄 요약.

-흑인 클레오파트라 논란은 약 70년 세월을 이어온 미국 흑인 버전 환빠 논리의 결과물.




마지막으로 어떻게 이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다큐로 만들 생각을 했는가 싶겠지만 세상엔 무식하고 신념만 강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임.




고구려-발해의 유민들이 태평양을 건너가 멕시코에 정착했다는 주장에 기반한 KBS 다큐의 예고편임.


정신 안 차리면 세상 어디서든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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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흑인 클레오파트라 얘기가 나오길래 2년 전에 썼던 글 다시 끌어올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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