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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15 | 21:22 | 추천 18 | 조회 16

[유머] 선협이 무협과 비슷하지만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 +17 [19]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1958188

선협이 무협과 비슷하지만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

선협이 무협과 비슷하지만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_1.jpg


한국에서 무협소설은 무(武)로서 협(俠)을 추구하는 이야기임.


여기서 협이란 개인의 내적 가치에 기반한 개인적 정의관에 가까운 것으로,


시대와 배경에 따라 잔혹하거나 반사회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협'이라 칭할 수는 있다는 설득력은 가지고 있음.



만약 무협소설이라고 썼지만 무로서 협을 추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그건 무협소설이 아님.


무협 배경을 빌린 유사무협 혹은 무협라이크 소설에 불과하지.


단순히 구파일방이 나오고 세가가 나오고 은원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고 무협이 아니라는거.



그런데 선협은 본질적으로 '협'을 추구하지 않음.


선협에서 추구하는 것은 개인의 '수선(修仙)'. 최종적으로 '비승'하여 수명이라는 천리를 벗어난 초월자가 되는 것임.


그렇기 때문에 초월자(신선)들도 우리 전래동화의 선신 개념이 아닌 초월적인 힘을 가진 인간적인 존재임.


선협도 일부 요소는 무협과 공유하기 때문에(무공 수련, 영약, 사회의 모습 등) 무협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 본질은 무협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무협의 아류라고 생각하고 선협을 보면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음.



무협소설에서 주로 등장하는 적,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상대를 죽이거나 파괴함으로 작품이 마무리 되는 적의 유형이 어떻느냐,


1. 사마외도

 -> 가장 스탠다드한 적. 스스로의 힘으로 무림을 지배하거나 이익을 취하기 위해 활동함.


2. 외세

 -> 무림을 넘어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무공을 그 수단으로 중원을 침략하려는 이민족.


3. 정파 내부의 적

 -> 협객의 탈을 쓰고 제 이익과 욕망을 위해 악행을 저지르는 인면수심의 배신자.


이들의 공통점이 바로 '협'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부분임.


혹은 내적 가치/정의관 자체가 오직 자신만을 위하거나 강자존이라는 뒤틀린 관점을 가졌거나.


그리고 선협에서 묘사되는 수선자들의 대부분이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들임.


그래도 선협물 역시 사회를 묘사해야하기 때문에 언제나 미쳐날뛰는건 아니지만,


수틀리거나 필요하다 싶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그러는 것이 권장되는 것이 수선의 길임.




쉽게 말해서, 일반적인 혹은 일반적 기준보다 조금 더 냉혹한 정의관을 가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이야기가 무협이라면,


선협은 그저 자신의 수선(수명 연장, 탐욕 추구 등)을 위해 행동하는 이야기임.


양쪽 다 유사한 구성요소들이 나온다해도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작품의 분위기가 다를 수 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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