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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oonMa.. | 25/08/15 23:40 | 추천 8 | 조회 44

[자작유머] 815 기념으로 써보는 우리 할아버지 썰 +45 [5]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1921674

815 기념으로 써보는 우리 할아버지 썰

일제강점기 시절에 우리 할아버지가... 겪으셨던 일인데


할아버지가 성인이 되기 전에 일본군이 쳐들어옴


이유는?


태평양전쟁터로 끌고가서 총알받이로 쓰기 위해서지 뭐긴 뭐야


우리 할아버지도 대충 소문은 들어서 알고 계셨거든

일본군에게 끌려간 사람은 두번 다시 못돌아왔다는 소문


아니 뭐 꼭 소문이 아니어도 


할아버지의 동년배 친구들이 끌려가서 한명도 돌아오지도 못했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소식을 몰랐으니....



할아버지도 사실 몇번 끌려갈뻔 했는데

당시 할아버지 집안이 지역유지... 는 아니고 (땅을 일본놈들에게 뜯겨서)

그래도 농사짓는 땅이 좀 많은 땅부자여서 


일본군이 끌고 가려고 할때마다 

우리 아들 끌고 가지 말고 군량미로 쓰라고 

쌀을 좀 많이 퍼줬다고 함


왜 일본군이 갑자기 조선인을 끌고 가는지 이유는 몰라도


일본군이 끌고 간다는게 좋은 일은 아니니까...

쌀 좀 주고 안끌려 가신거지



그래서 이번에도 쌀 좀 주고 그렇게 넘길려고 했는데


일본놈들이 이상하더래


원래 쌀 좀 주면 돌아가던 놈들이


쌀도 안받고 무조건 데리고 가야한다고 난리를 치니까


느낌이 쎄 하지??


당연히 할아버지는 일본군으로 부터 도망치려고 했는데...



총 칼 들이밀면서 안 따라오면 니네 가족 다 죽여버린다고 협박하면 


뭐 방법이 있나...


그렇게 일본군에게 끌려가셨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심정이 이런 심정이었을까 싶다고 하셨음


그렇게 배에 무슨 짐짝처럼 실려서 바다를 건너서 일본에 도착했고


이번엔 기차에 짐짝처럼 실려서 어딘지도 모르는곳으로 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커브가 심한 길이 나왔다고 함


그때 순간적으로 지금 뛰어내려야 한다.


뭐가 뭔지는 몰라도 이대로 끌려가면 확실히 죽는다.



그 생각으로 뛰어내려서 어딘지도 모르는 산속을 몇날 며칠이고 헤메셨다고 했음



일단 뛰어내려서 도망친거는 좋았지만


빈손에 맨몸으로 숲속을 헤메는건 당연히 엄청 힘든일이었지


당장에 먹을것도 없고


일본 시내로 간다고 해도


일본군에게 끌려가다가 도망친 조선인의 미래는 뻔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하염없이 숲속을 헤메는데


운좋게도!!



오디나무를 발견해서 오디열매를 정신없이 먹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뽕잎을 가득 채운 소쿠리를 들고 있는

어떤 여자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고 함




아....

이제 일본군에게 끌려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진짜 온몸이 떨리고 다리가 풀려서 주저 앉아 버렸음



근데 그 여자가 괜찮으면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더래

(그 시절에는 좋건 싫건 일본어를 배워야 했으니 대화는 가능했다고...)

읭? 왜 따라 오라는거지??


싶었지만...



안따라가도 일본군에게 신고하면 잡힐거고

어차피 이대로 가면 굶어 죽을거고 


뭘 해도 죽음의 이지선다 밖에 없는 상황이니


밥이라도 얻어먹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따라가셨음



따라가서 보니까 여자의 집이 꽤나 대규모로 양잠 농가를 하던 집안이었

누에 먹일 뽕잎을 따던 도중에 할아버지를 발견한거였지




일단 주는 밥은 다 먹고


이 여자가 언제 일본군에 신고하나 조마조마 하면서 있었는데


사이즈는 좀 다르지만 옷도 주더래???


으잉???



잠잘곳도 마련해 주고


며칠동안 멕이고 재워주더래??




??????


할아버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랐는데



일단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눈치가 슬슬 보이니 그 여자에게 뭐 도와줄 일 없냐고 물어봤고


양잠 일을 좀 도와주었는데


그게 며칠이 되고 몇주가 되고, 몇달이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몇년이 되었었고




자신을 처음 데리고 온 여성분이 자기랑 결혼 하지 않겠냐고

역으로 프로포즈를 받았다고 함



할아버지는 그 여성분의 프로포즈를 받고는 일단 생각 할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라디오에서 일왕의 항복 선언이 나왔다고


그래서 일단 그 여성분에게


나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다.

부모님이 살아계신지 너무 궁금하고

일본에 끌려올때 제대로 된 인사도 못하고 왔다.


뭐 이런 말을 했더니



그 여성분이 당시 왕복 배삯을 주면서 다녀오라고

했는데....



어림없지!!

무슨 일본을 돌아가!! 돌아 가기는!!!


바로 고향에 눌러 앉아서 우리 할머니랑 결혼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몇년뒤.... 국군에게 끌려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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