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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유머] 스압주의) 자전거타고 후지산 오르기 +44 [1]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1910335

스압주의) 자전거타고 후지산 오르기

정확히는 끌고 오르기


나 같은 놈은 도저히 타고 오르는 건 불가능했음 ㅋㅋㅋㅋㅋ


이미 히로시마부터 달려오면서 체력을 미친듯이 소진했기 때문에 후지산 같은 오르막을 타면서 올라갈 체력따윈 더 이상 없었다.

그래도 끌바는 가능하니까 어떻게든 올라서 나중에 내려올 때 무한 내리막(약 45km) 쾌감을 즐기고 싶어서 자전거를 가지고 오르기로 마음 먹었다.


그건 잘한 선택이었어!





일단 루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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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6km 상공에서 본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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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동쪽 상공에서 바라본 전체 여행루트

중앙 하단의 하얀색 근처가 후지산 등반한 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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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단 하얀 눈 쌓인 곳이 후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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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색 선은 내가 GPS기록계 들고 실제로 지나간 경로를 표시해주고 있는 것


구불구불구불~~~ 

인지능력 퇴화되는 기분 들더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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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카와 쪽에서 본 후지산

동쪽으로 해안 따라 그냥 쭉 가면 금새 도쿄 도착이긴 한데

여기까지 왔는데 후지산을 안 들렀다 가는 건 진짜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북쪽으로 틀어서 끝내 후지산 진입을 시작함


24일 출국해야 하는데 이 시점이 21일이었음



존나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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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렇게 올라갈 계획


저 중간 산기슭쯤에 보면 초록색 지역과 적갈색 지역의 경계가 보이는데, 그곳이 5고메이고

원래 도로 깔리기 전 도보로 오르던 시절엔 거기가 5번째 산장이었다고 함


지금은 5고메까지 차량으로 이동 가능

물론 난 자전거로 끌고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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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고메부터는 포장도로가 아니므로 본격적인 등산 시작이며

여기서부터는 자전거를 놔두고 맨몸으로 GPS기록기랑 디카만 들고 올라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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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갔다하면서 경사극복하며 올라가는 루트




루트 소개 끝!


이젠 사진대량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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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0시 경부터 시작,

여기가 어디쯤이더라...?


여행일정이 이제 남은 시간이 없어서 안 자고 걍 계속 달리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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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05km 남았단 얘기가 어찌나 반갑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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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은 후 약 30분 정도 지나서 후지산의 입구도시, 후지노미야 시에 들어간 것 같다.

사진을 안찍어놨네...


후지노미야 시는 후지산 산기슭에 도시가 있다보니 도시 전체가 경사져있다.


굉장히 인상깊었던 기억




등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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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이 대충 40km 이상 이어짐


동서방향만 바뀔 뿐 계속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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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07시 기상한 이후로 낮 동안 달리고 밤새 달리고 다음날 낮도 계속 달린 후

무려 약 37시간 만에 수면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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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개꿀잠 자고 개운하게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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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치고 잔 곳이 유료 캠프장이었음(텐트칠 수 있는 포인트 빌리는 값 1650엔)

바가지 느낌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비용 지불해야 이런 시설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이해가 됨

배고파 디지겠어서 라멘 한그릇 먹고 출발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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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을 오르는 길과 후지산을 나가 동쪽으로 내려가는 도로의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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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고메 도착

이 곳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이제 맨몸으로 올라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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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고메 산장에서 배고파 디지겠어서 식사를 또 했는데 또 라멘먹었네??? 

17년만에 알았음;; 라멘 먹고 또 라멘...

면식가였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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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디얇은 허접스러운 메쉬셔츠를 입고 있던 날 본

기념품가게 주인 삼촌들이 너 그러다 위에서 얼어죽는다고

이거 못 쓰는 파카니까 입고, 내려갈 때 버리라며 한 벌 적선해주심


와 이거 ㄹㅇ 생존템이었음...

안 입었으면 체온저하로 죽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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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삼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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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다 끝냈으니 이따 밤에 출발하기로 하고 산장 내부 휴게실? 같은 곳에서 이부자리 빌려서 잠시 취침

이것도 유료인데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싸진 않았음

그래도 꼭 필요한 체력회복이라서 빌렸다.





2시간 꿀잠 자고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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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처음 본 직장인 등반그룹에 다짜고짜 쪼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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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방와! 와따시와 칸코쿠진데스!

와따시모 잇쇼니 후지산니 노봇데 카노데스까?


여행하면서 배운 속성 10일짜리 되도 않는 일본어로 꼴박하면서 쪼인했는데 다들 흔쾌히 받아주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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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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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청년...

나랑 같이 분위기 업된 이상한 형이었음


그래도 이 형 덕분에 사진 서로 많이 찍어줬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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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오르다가 내 페이스가 너무 빨라서 직장인 그룹들을 나도 모르게 버려버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지만 일단 급한 건 나라서 마저 계속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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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부 도착

미칠듯한 구름 속에서 뭐 제대로 보이는 게 없다 ㅋㅋㅋ

해는 벌써 떴고 해뜨는 걸 보고싶단 소망은 뭐 의미없고 ㅋㅋ


정상부 돌아다니면서 이곳저곳 구경하다보니 곧 올라온 직장인그룹과 다시 조우!


덕분에 이렇게 기념사진 부탁하고, 이후 제대로 작별인사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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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지팡이에 불도장으로 인증도 박고 사람들 많이 바쁜데 난 그런 거 신경 쓸 새(돈도 없고)가 없어서 대충 둘러보고
인증샷만 찍고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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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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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올라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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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남기러 분화구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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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3776m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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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지표면에 해당되는 지점(21일 13시 30분 경)으로부터 등반 시작한 지 약 40.5시간만에 정상 등정 성공!


이제 내려가야지


도쿄까지 이제 오르막은 없다(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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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땐 몰랐는데, 화산분출물 중에 금속성분이 있는지 지표면이 모조리 밟을 때마다

돌을 밟는 게 아니라 금속을 밟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아쿠아슈즈를 신고 있는 내 발을 작살내고 있었다.


진짜 존나 아팠는데 엄살부릴 시간이 없었다.





30시간 뒤에 나는 나리타에 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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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같은 운해 풍경에 감탄하며 내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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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하산은 진짜 편했다.ㅋㅋㅋ

대충 5시간 반쯤 걸려서 5고메까지 걸어 내려온 후


자전거 타고 대충 1시간 30분 동안 내리막 달려서 지표면까지 내려와서 밥 먹었다 ㅋㅋ 


1시간 30분 동안 끝나지 않는 내리막 쾌감 진짜 지렸다.

내가 이걸 경험하고 싶어서 굳이 자전거를 끌고 2500미터까지 올라간 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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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계속 달리다가 17시 쯤에 넷까페 들러서 쉬면서 쪽잠 자면서 체력회복...


저 23시쯤 찍은 사진이 자고 일어나서 이제 출발할 참에 찍은 것 같은데 그게 맞다면

이 시점부터 도쿄까지는 이제 단 한숨도 안 자고 계속 달리게 된다.






2008년 8월 21일부터 23일에 걸친 후지산 등반기는 여기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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