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부채

많은 동아시아 문화들이 그러하듯 이것도 당연히 중국이 원조일 거라고 어림짐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청나라 기록에 접부채는 고려에서 전래되었다고 적혀있으므로 중국이 원조가 아닌 건 빼박 확실함

의외로 접부채의 역사에서 원조 논쟁을 다투는 것은 다름아닌 한국과 일본.

고려 헌종 시기 책인 재물보에 따르면 접부채가 고려에서 발명되었다고 적혀있고,

실제로 고려시대 당시 만들어진 원시적인 형태의 접부채 유물이 발견되기도 해서

국내 역사학계에서는 고려를 원조로 보고 있음

일본 측에선 헤이안 시기 유물을 근거로 들어 일본 기원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헤이안 부채 유물은 그냥 나무판을 끈으로 엮어만든 회선(檜扇)에 가까움.

일본 현지의 설명에 따르면 종이를 덧대어 만드는 부채는 가마쿠라 시절 중국에서 들여왔다고 전해지므로

접부채의 기원과 전파 방향은 한국(고려)→중국(북송)→일본(가마쿠라)이 유력한 상황.

다만 이 접부채가 서양에 처음 알려질 당시

서양 열강들과 교류가 활발했던 중국과 일본이 서로 자기네들이 원조라고 주장한 탓에

해외에서는 접부채의 한국 기원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