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는 기본적으로 잔정이 많아서 단호함이 필요한 순간에 약하다.

소중한 사람들이 위태롭거나, 서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냉철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편.

나미의 이런 약점이 가장 많이 노출된 시점이 워터세븐편으로,

소중한 사람인 루피와 우솝이 대놓고 반목하자 감정적인 이유를 대며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자고 하다가,

처음엔 루피에게 나중엔 조로에게 논리적으로 반박당한다.

이런 상황은 꾸준히 있어왔는데, 알라바스타에서 비비와 루피가 논쟁을 벌이자 소중한 사람인 비비의 심정이 걱정되서,

비비가 내놓은 비현실적인 계획(왔던길을 되돌아가서 될지도 안될지도 모르는 반군설득에 힘쓰자)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못했고,

와노쿠니 편 이후 비비의 납치 소식을 접하자,

별다른 방법도 없는데 해군이든 천룡인이든 다 때려부수고 비비를 구하자고 날뛰는 루피와 쵸파랑 같이 비비 걱정을 하다가,

결국 조로한테 셋이서 세트로 한소리 듣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잔정이 많고 사려깊은 성격이 나미에겐 인생을 뒤바꾼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는데,

루피를 미끼로 잡아서 버기한테 넘겼을때,

갖혀있는 상황에서 몰래 먹을걸 갖다주고, 버기가 루피를 죽이라고 하니까 자기도 죽을게 뻔한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거역했으며,

루피는 이 광경을 보고나서 나미를 항해사로 들이기로 결심한다.

나중에 우솝의 고향마을을 지킬때도 나미의 선량한 본래 성격이 튀어나와서 루피를 살짝 당황시켰는데,

애초에 나미는 자기 입으로는 계속 일시적인 동업관계라고만 튕겼고,

우솝의 마을을 지키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참여할 필요가 전혀없는 위험부담이였기 때문.

정황상 루피는 이때부터 나미를 완전히 신뢰한듯한데,

발라티에에서 통수를 맞았을때, 만난지 얼마 안된 우솝은 물론이고 같이 버기랑 싸운 조로도 나미가 배신했다고 화냈지만,

루피는 나미가 자기 항해사라고 쫓아가 달라고 명령했고, 나중에 나미가 우솝을 죽였다는 말에는 노발대발하면서 화냈기 때문.

나미의 이런 성격은 아론파크 편에서도 다시 나온다.

나미는 겉으로는 까칠하면서도 배신자로 대놓고 의심받는데도 조로랑 우솝을 탈출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그냥 어인들하고 한바탕 하다가 쫓겨나거나 죽도록 내버려두면 될걸 루피 일행을 혼자 만나 섬을 떠나라고 경고하기라는,

누가 봐도 짧은 여행기간 동안 쌓은 정에 이끌려 걱정되서 나온 행동을 한다.

어차피 아론은 1억베리면 자유를 주겠다는 나미와 약속을 지킬 생각도 없었으니,

따지고 보면 정에 이끌려 베푼 크고 작은 행동들이 루피와 나머지와의 인연이 되어 자신의 자유를 되찾는 열쇠가 된 셈.

어쨋든 그래서 나미는 거의 모든 의사결정에서 큰 발언권을 가짐에도,

선장으로서의 결정이 필요한 진짜 중대한 상황에서는 항상 루피가 주도권을 쥔다.

나미가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결국 선장이 루피이고, 조로가 루피의 부선장 취급을 받는데는 단순 전투력 이상의 이유가 있는 셈.

둘이 성향이 정 반대임에도 불구하고 선장과 항해사로서 잘 맞는 것은 루피에게 부족한 디테일을 나미가,

나미에게 부족한 과감함과 결단력을 루피가 채워주기 때문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