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종합 (4499969)  썸네일on   다크모드 on
볼트 드.. | 25/09/08 21:45 | 추천 18 | 조회 15

[유머]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 +15 [16]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2219160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




0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1.jpg




예수가 죽은 후 12제자들이 사도가 되어 만든 초기 교회는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 많은 박해를 받았다.

성체설을 식인 교리로 오해받거나, 주피터 신전에서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거나, 황제를 신으로 섬기는 의례를 거부한다거나

하는 이유로 로마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일반 민중들에게도

박해를 받았었다.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9.png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10.png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기독교인의 수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자

무지성 박해를 벗어나 전문적으로 기독교의 교리를 논박하는

지식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으로는

2세기에 활동했던 로마 법률가 켈수스와 3세기에 활동했던

신플라톤주의 철학자인 포르피리우스가 있다.



이들은 기독교의 가르침과 교리 자체를 '논리적'으로 공박했는데

이들의 논리 자체는 현재 전투적 무신론자들의 주장과 거의 일치한다.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2.jpg




- 처녀가 성관계 없이 잉태한다거나 죽은 자가 부활한다거나

하는 일은 허무맹랑한 것으로 분명 지어낸 일이다.



- 구약의 하나님은 유대인보고 적의 자손까지 멸족하라 했는데

정작 예수는 평화를 추구하니 그새 신께서 마음을 바꾸셨나?



- 전능하신 하나님이 있는데 어째서 악마와 지옥이 있는가?

왜 하나님은 악마에 꼬임에 넘어간 자들을 지옥에 보내는가?



- 예수가 모든 사람들의 죄를 속죄하려 왔다고 한다면,

왜 그는 모든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가?

그가 만난 이스라엘 민족의 죄만 대속되는 거 아닌가?



- 기독교는 억압과 폭력으로 확산되었고, 실상은 많은 부분을

다른 종교들에서 도용하였다. 그리고 헛된 희망과 환상으로

사람들의 정신을 홀려 잘못된 길로 이끈다.



- 어떻게 하나님과 그의 아들과 성령이 셋으로 나뉘어있으면서

하나가 되는 건가? 신체라도 서로 공유하는 건가?



(그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으나 손이 아파서 생략)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3.jpg




정말이지 종교를 극혐하는 반종교주의자 유게이들에게는

코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발언들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금도 전투적 무신론자들(=반종교주의자들)은

저와 비슷한 논리를 가지고 오늘도 종교를 썰어대고 있다.



물론 기독교 측도 저기에 맞춰서 이리저리 방어 논리를 내세웠지만

몇몇 것은 효과적으로 방어했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어쩔 수 없는 모순들(악의 문제라던가)은 방어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그저 무지한 자들을 혼동시키는 사이비 종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는가!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13.webp




근데 왜 이 '사이비 종교'가 이렇게 커졌지? 어째서?

저 반박이 매우 힘든 엄청난 논리들에 따르면

기독교를 믿을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근데 대체 왜? 이렇게 기독교가 커졌을까?




사실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의 논리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논리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14.png




1. 약자 멸시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 모두 기독교 신자들을 비난하였는데,

켈수스는 기독교 신자들을 보고 "노예와 아이들, 여성들, 빈민과 같은

사회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고

포르피리오스는 "종말에 두려움에 무릎꿇는 나약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켈수스는 그 정도가 심했는데, 기독교에 빠진 사람들을 두고

'저속하며 무지한 사람'이라고 칭하고 그들을 개돼지개구리와 벌레로 비유했다.



실제로 초기 기독교는 하층민들 사이에서 주로 퍼졌고, 

상류층들보다는 하층민 신도들의 수가 당연하겠지만 훨씬 많았다.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는 이 점을 두고 따라지 인생들이나 믿는

사이비 교라고 비판한 것인데...개돼지론이 생각나는 건 기분 탓이 아닐꺼다.

둘 다 법률가와 철학가로 높으신 분들이기도 하고.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15.webp




2. 현실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함.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는 주로 기독교의 모순에 대해 비판했다.

그들은 기독교라는 문제가 이것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참으로 경기도 오산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민중들이 기독교를 믿은 것은 기독교의 교리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현실 로마제국 치하에서 얻을 수 없었던 사회적 연결과 부조, 위안을

기독교가 로마 정부나 사회 대신 제공해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마가 혼란해지는 3세기 말이 되면서 소수 종교였던 기독교는

폭발적 증가세를 띄기 시작했으며, 귀족이나 장교 같은 상류층들 사이에도

속속 기독교로 개종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는 기독교라는 사이비 종교에 사람들이

빠지게 된 것은 그 사람들이 나약한 하층민이라서, 무지한

사람들이라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기독교를 믿은 건 나약하고

무지해서가 아니라, 믿으면 얻을 수 있는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대의 지성인들이었던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는

거기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했나 보다.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4.jpg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17.png



세월이 지나 콘스탄티누스 1세가 기독교를 인정한 후 한참이

지난 뒤, 다시 다신교 신앙으로 회귀하려던 4세기의 황제

'배교자 율리아누스' 때가 되서야 이러한 점을 깨닫고

그리스-로마 신앙을 기독교 방식으로 개조하여 이에

대항하려고 했으나 동방 원정에서 전사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즉 당시 기독교를 막으려면 기존 로마 체제의 어떠한 문제점 때문에

사람들이 기독교에 빠지는 지를 알고 이를 고쳤어야 했는데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 모두 그런 생각은 1도 하지 않았다.

켈수스는 기독교를 반정부 사상으로 보고 로마제국의 질서와 통치를 단호하게 지지했으며,

포르피리오스는 자신의 종교인 그리스-로마 다신교 신앙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5.jpg




3. 사실 왜곡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 모두 기독교를 비판하면서 실제 일어난 일들을

고의적으로 왜곡한 점들이 드러나는데,

켈수스는 기독교인들이 고의로 비밀단체를 만들어 질서를 위반한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초기 교회는 개방적이었으나 타 종교 신도들의 박해로 인해 점차

지하단체화 된 것이다. 즉 사건의 전후 관계를 뒤바꾼 것.

포르피리오스는 기독교가 억압과 폭력으로 확산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그가 활동하던 3세기에는 기독교가 박해받아 지하교회된 시점이기

때문에, 억압과 폭력을 가할래야 가할 수가 없었다.



켈수스는 여기에 한층 더 나아가 예수는 마리아와 유대 주둔 로마 병사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라는 악질적인 가짜 뉴스(...)를 퍼뜨렸는데,

이는 기독교와 경쟁하던 유대교 랍비들이 고의로 퍼뜨린 것을 

켈수스가 기독교 까겠다고 냉큼 주워먹은 것으로...

포르피리오스도 예수의 기적들이 이집트로 가서 배워 온 마술이었다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지금까지 예수가 이집트 근처라도 갔다는 어떠한 증거나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 역시 유대교 랍비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를 줍줍한 것.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6.jpg




4. 기독교에 대한 무지성 증오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는 기독교 자체를 너무 증오해서 기독교가

강조하는 가치들마저 배격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기독교의 금욕주의를 어리석은 일로 규정하고,

기독교의 일신교 사상이 로마 제국의 다양성을 해칠 것이며,

두려움과 죄를 너무 강박적으로 심어놓는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사실 금욕주의는 예전서부터 있었던 것이고, 로마 내에서도

스토아 학파 같이 금욕주의를 숭상하던 부류가 있었다.

게다가 '빵과 서커스'를 즐길 수 있던 로마 시민들과는 다르게,

그들에게 물자를 공급해야했던 속주민들은 그야말로 강제로

금욕주의를 실천에 옮겨야만 했다.



로마 제국의 다양성도 사람들이 꼭 좋게 본 것은 아니다.

포르피리오스는 다양성이 제국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 다양성을 빌미로 총독들이 반란을 일으키거나

속주민과 로마 시민들 사이의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는 사해동포주의로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끌어모으면서, 타인을 가족과 다름없이 만들면서

이방인에 대한 공포를 불식시키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노예 출신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투스는 

기독교인들은 세상 권세에 대드는 미치광이라고 묘사하면서

그들이 언행이 일치한다는 점은 높이 평가했으며,

켈수스와 비슷하게 2세기에 활동했던 의사 버가몸의 갈렌은

기독교인들의 맹신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욕망을

억제하고 정의를 실천하려한다는 점은 칭찬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당대에도 보여지던 장점들을 켈수스와 포르피리오스는

싹 무시해버리고 그저 논리적으로 까기에만 바빴던 것이다. 









고대 지식인들이 기독교의 전파를 막지 못한 이유_7.jpg




결론을 내리자면 고대의 반기독교 지식인들은 기독교의 교리 모순은

잘 짚었으나, 정작 사람들이 기독교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그저 사람들이 어리석어서, 무지해서, 벌레같아서 저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는 로마의 기독교 공인과 이후 중세의 기독교 시대였다.

현재 우리에게도 나름 교훈이 될만한 점이 있지 않나 싶다.










[신고하기]

댓글(16)

1 2

이전글 목록 다음글

12 3 4 5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