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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roi | 25/08/17 17:49 | 추천 14 | 조회 23

[자작유머] 현재 문제 되는 픽시 문화를 자덕 입장에서 정확하게 설명해 주겠음. +23 [4]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71942958

현재 문제 되는 픽시 문화를 자덕 입장에서 정확하게 설명해 주겠음.


본인쟝 무려 16년차 되는 자전거 덕후 유게이쟝임. 


내가 로드 TT MTB 다운힐 그래블 까지 모든 종류의 자전거는 다 타봤지만 유일하게 픽시는 안 타봄. 


타 볼 기회는 있었지만 여차저차 결국 안타게 되고 지금도 딱히 탈 생각 없음.


왜그러냐면 내가 입문한 16년 전부터 이미 우리 스포츠로 자전거를 즐기는 로드 바이커들은 픽시 타는 사람들과 진짜 미칠 듯이 사이가 안 좋음. 혐오 한다고 할 정도임.


이게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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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픽시 까는 만화로 심심찮게 올라오는 이 만화? 


내 마음속 자전거라는 명작 자전거 일상 만화의 한 애피소드인데


이게 내가 입문한 16년 전에도 픽시 까는 용도로 올라오던 거임...




그때부터 이미 로드 라이더의 입장에서 픽시 까는 영상까지 올라올 정도로 우리 로드바이크 타는 라이더는 픽시 라이더들을 극혐함.


한 마디로 지금 일어나는 모든 픽시에 대한 성토와 까는 거 전부 16년 전에 했던거랑 똑같은 도돌이표임.


서론이 길었는데 이렇게 서론을 길게 하는건, 픽시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게 일반적인 스포츠로서의 자전거 문화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이해해야 함.


그래야지 '이것들이 대체 왜 브레이크를 떼고 타는 미친짓을 벌이나를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기 때문임.


요약하자면...


픽시 문화는 픽시를 '잘 타는데' '스포츠로서 즐기는 데' 있는 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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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굳이 비슷한 문화를 따지자면 이런 류의 특정 브랜드, 특정 사조의 패션 사조에 더 가까운 문화임.


설명하자면,


픽시 문화의 근본은 뉴욕 메신저에서 기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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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신저는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의 퀵 배송임.


뉴욕에서 빠르게 전달해야 할 물건이나 서류 같은걸 정규 택배 쓰지 않고 프리랜서 라이더들을 이용해서 빠르게 전달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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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뉴욕이 워낙 지고쿠 헬 같은 도로 상황이라 우리나라처럼 오토바이로 운전하기는 여러모로 곤란함.


그리고 메신저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난한, 남은건 몸밖에 없는 청년임.


그 청년들의 눈에 띈게 자전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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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완전히 바뀌었지만, 픽시는 원래 그 흔한 기어 몇단 짜리도 못달 정도의 구닥다리 자전거임.


가난한 메신저들은 그런 기어 하나, 심지어 정비도 제대로 안돼서 브레이크 조차 달리지 않은 진짜 생짜 프레임 바퀴뿐인 자전거로 뉴욕 메신저를 했던 것임.


그리고 이게 '픽시 문화'의 기원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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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픽시를 타는 뉴욕 메신저는 무려 조셉 고든 래빗이 나온 영화 '프리미엄 러쉬'에서도 다룬거.



아무튼 이렇게 뉴욕에 픽시 자전거를 타고, 배송할 물건을 집어넣고 자전거를 타는데 특화된 '메신저 백'을 쓰는 메신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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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눈엔 혐오스러운 쫄쫄이가 아니라 힙한 일상복을 입고 타고, 자전거에 개성을 살려서 각종 페인팅 등을 하면서 점점 일반적인 스포츠로서의 자전거와 다른 그들만의 문화가 생기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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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제대로 힙스터들의 취향을 저격해버린 것임.


그렇게 원래는 기어 브레이크 하나 없는 구닥다리 자전거였던 픽시는 갑자기 '극도로 간결한 탈것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머스트잇 아이템이 되어버렸고 한때 유행했던 메신저백도 유행임.


이것이 '픽시 문화'라고 하는 것의 기원임. 


그러니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무리 '브레이크 안달면 위험하다' '죽고싶냐' 라고 말하는 건 픽시 문화를 향유하는 애들에겐 씨알도 안먹힘.


왜냐? 픽시를 타는게 아니라 그 브레이크 하나 없는 간결하고 화려한 픽시라는 것을 타는 행위 자체가 또래 집단이 향유하는 문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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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 세대에 찢어진 청바지가 유행할 때,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뭐 이런 미친 옷이 다있냐 라고 욕해도 그게 귓등에 들어왔음? 


우리 덕후들이 '어휴 2d 미소녀에 돈박는거 바보같지 않음?' 이라고 일반인들에게 말 들어도 그거 귓등으로 들림? 


똑같은 거임. 아무리 안전이니 뭐니 하는 이유보다 그냥 '간지난다'라는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함.


그리고 그건 기성 세대, 일반인들이 아무리 지적해줘 봐야 그들에겐 자기 문화를 탄압하려는 것으로 밖에 인지가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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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시기 적절하게 윈드 브레이커 라는 작품이 나와준 게 기폭제가 된 거.


우리 자전거 쟁이들에겐 참 애증이기도 함. 왜냐하면 난 진짜로 실업 선수 감독님들 입에서 '야 요즘 무슨 만화 때문에 선수 한단 애들이 갑자기 많아졌다드라' 라는 말을 직접 들은 적이 있거든.

좋든 싫든 자전거계에 꽤 크게 영향을 미친 작품이기도 함.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비참하게 끝날 작품은 아니었는데...


지금 10대 애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웹툰이란 만화가 픽시 문화를 전파함->그 힙한 감성이 10대 애들에게 들어옴->게다가 픽시는 사회적 인식이 더럽게 나쁜 오토바이 같은 것보다는 '저렴하고' '안전하고' '그나마 부모님들의 허락을 쉽게 받을 수 있음'->그리고 지금의 현상까지 이른거임.


오랜 자덕 입장에선 무려 16년 전부터 유행해던 게 요새 갑자기 붐을 이룬게 참 여러모로 신기하기도 하고 어리둥절하기도 하지만 그건 아마 그때보다 더 광범위하게 발달된 SNS 와 저 윈드브레이커 라는 작품에 말미암은 거라고 생각함.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나는 '트랙이나 통제된 대회 환경이 아니라 일반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픽시'를 드럽게 싫어하는 자전거쟁이라 픽시를 결코 옹호하는 것은 절대로 아님.


다만 노브레이크 픽시를 표면 현상만 보고 '법을 바꿔야 한다' '애초에 자전거가 도로 위에 올라와선 안된다' '벌금을 매겨야 한다' 이런 식의 사이다만 채우기 위한 분노 성토로 삼지 말고 좀 더 진지하게 현상을 보고 아이들을 지켜보면 좋겠음.


우리도 애들 때 기성세대가 이해 못할 이상한 짓들 좀 많이 했잖아. 그때 아무리 욕해도 그게 귀에 들어왔음?


이해를 하고 좀 좋은 방향으로 계도를 할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함.


솔직히 말하면 '그래도 90 2000년대 처럼 오토바이 폭주 하는 것보다는 그나마 좀 낫지 않냐'라는 게 또 한 편의 내 생각이기도 하고,


나는 이 문제는 픽시 문화를 향유하는 10대들의 우상인 몇몇 픽시 타는 SNS 인플루언서들이 계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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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를 위한 이미지임.


픽시 인플루언서들이 먼저 확실하게 브레이크를 달고 타야한다 강하게 말하고 그걸 본인들이 지켜야 하는데,


아 물론 그러는 '척'은 하는데 결과적으로 SNS에 올라오는 화려한 자전거 묘기, 트릭 하는건 결국 안 달고(달 수 없는 진짜 트랙 바이크를 타거나) 타더라고.


나는 이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되려면 그런 10대들에게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 본인들이 먼저 나서서 문화를 바로잡는 계도를 하는 것이 제일 확실하다고 봄.


서서히 이 문제가 주류 언론들 타기 시작할 텐데 이러면 분명 탄압이 올 수밖에 없고 그럼 픽시 관련 사업 하는 본인들이 제일 큰 타격 입을 거거든.


그렇게 되기 전에 난 부디 이 문제가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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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기장에서) 타 보고 싶고 진짜 좋아하는 픽스드 바이크는 이런 진짜 기록 경쟁용 트랙 바이크란 말이다아앗!!


맘 편하게 취미좀 즐기자 아무리 분야가 전혀 다르다고 해도 자전거가 욕먹으면 괜히 나까지 기분이 안좋아진다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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